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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가다 들은, 아주머니들께서 나누는 얘기…
큰 길이 생기니 마을이 발전하겠다는 둥, 편리해서 좋겠다는 둥…

하지만 잘 생각해 보시라.
그냥 길이 좀 좋아지면 그럴 수 있지만, 큰 길-여기서는 대개 ‘고속도로’라 ‘고속화도로’를 말함-이 생기면, 옛날이라면 마을길 따라 가다 마을에 들를 사람들도 그냥 큰 길로 휑 하니 지나가 버린다.
큰 길이 마을을 갈라 놓거나 마을 모양새만 해칠 뿐, 그 곳에 도움되는 일은 별로 없다.
하다못해, 옛날 마을길로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다가 물건이라도 하나 사게 되고, 하다못해 마을이 좀 이쁘면 구경이라도 하고 가고 그러겠지만, 큰 길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그 아래에 어떤 마을이 있는지나 알까?
그저 큰 길이 생기면 마을이 발전한다는 생각, 참으로 헛된 생각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저 뭔가 생기면 좋은 줄 안다.
뭔가 반듯해 지면 좋은 줄 알고, 새 것이 생기면 다 좋은 줄 안다.(그 좋은 놋그릇을 스텐레스 그릇으로 맞바꾸어 버린 우리 할머니… ㅜ.ㅜ)
그래서 허름한 옛날 집을 헐어내고 샌드위치 판넬로 된 집을 짓는다. 깨끗해 보이니 좋아졌다고 여긴다.
샌드위치 판넬이라니… ㅡ.ㅡ
그건 창고 만들 때나 쓰는 거다. 사람 사는 집에 쓸 게 못 된다. ㅜ.ㅜ(물론 그래도 요즘은 돈을 비싸게 주면 그나마 좀 좋은 자재가 많기는 하다.)

옛날에도 그랬다.
초가집을 없애고 마을길을 포장하면 그저 좋은 것인 줄 알고 그 예쁘던 초가집을 물론이고 쓸만 하던 기와집을 헐어내고, 아름답던 시골 골목길(고샅길)을 다 헐어버렸다.
그리고 근대화라며서 옛날 집을 다 헐고 시멘트 슬라브 집을 만들었다.
그나마 요즘은 시멘트 공구리를 쳐서 벽을 만들기도 하지만 그 때는 무조건 시멘트 블럭이었다.
시멘트 블럭 한 장으로 된 벽이 무슨 힘-보온, 단열,…-이 있겠나!
게다가 방을 덥히는 것도 보일러로 바뀌어 버렸다.
옛날에는 벽이 좀 얇고 지은 모양새가 좀 허름해도 뜨뜻한 군불을 때기에 견딜 만 했지만, 벽은 시멘트 블럭으로 짓고 불은 미지근한 보일러로 바뀌어 버린 데다가, 좀 살 만 하면 그걸 기름으로 땐다.
그러니 값 비싼 기름을 펑펑 써야 겨우 방이 따뜻한 정도다. 못 살면 늘 연탄가스를 마시고 헤롱헤롱~.
그게 사람 사는 집인가? 그게 ‘근대화’인가? 그게 좋아진 건가? 참말로? – 다까끼를 떠받드는 자들아, 대답 좀 해 다오.

우리는 언제쯤이 되어야, 당장은 배 채우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배를 채우고 나면 문화와 자부심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바로 우리를 살찌우는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될까…

더도 덜도 아닌, 우리는 딱 ‘배부른 돼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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