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 , , , ,

#안희정 씨-김지은 씨 재판을 두고 꽤나 요모조모 살핀 글. – 본디 얼숲 글 보기 (아래는 옮겨 온 글)
(확실히 말하건대 재판 결과는 잠깐 미뤄두고!)재판 과정을 살피는 데에서는 생각해 볼 만한 글이라 여겨 옮겨옵니다.
이렇게 따지고 살피고 설왕설래하는 게 세상이 좀 나아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지…^^
* (결론도 중요하겠지만)과정을 살피는 이런 글이 좋더라…^^

안희정 때문에 시끄러웠는데, 나도 남자고 별로 떳떳한 인간도 아닌지라 하루 지나서 생각 좀 묵히다가 이런저런 주변 사람 글 보고 몇 마디.

예전 직장 상사가 지인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다. 직장에서 여직원과 같이 주말 특근을 했는데, 여직원이 자꾸 몸을 조금씩 부딪혀 오더란다. 그러다 남자가 뭐 키스를 하고 뽕짝뽕짝까지 했단다. 이후 별일 없이 일하고 건물 엘리베이터에서 나서는데 여자애가 “부장님, 저한테 왜 그러셨어요?”라고 했다고. 이후 해고되고 민사로 돈 물어주고 이혼하고… 뭐, 그런 이야기다.

아무튼 이 분이 했던 이야기는 직장 생활에서 남자는 착각하기 좋으니 애초에 조심하라는 것. 이게 실제로도 좀 과학이다. 두 남녀에게 레고 쌓기를 시키고 한 쪽을 리더, 한쪽을 부하 지위를 준 적이 있다. 이때 리더 역할은 (남녀 무관하게) 부하가 성적인 호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남자는 그 착각 때문에 부하 발을 만지거나 눈을 가만히 바라보거나 했다고.

링크: https://twitter.com/luuuuuuuuuuuu/status/979006033363288064…

뭐, 솔까말 남자는 좀 그런 면이 있지 않나 싶다. 페이스북 따봉만 눌러도 얘 나 좋아하나 하는(…)

아무튼 워낙 민감한 일이라 말 꺼내기가 힘들다만, 또 사회적으로 워낙 주목받는 인물과 사건이다 보니 사법부가 과도한 비판을 받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김동환 (Donghwan Kim) 님의 글처럼 재판부 판결은 A4 110쪽에 달했고, 이는 비슷한 성범죄 판결문의 3~4배에 달한다. 굉장히 세밀하게 따진 건 사실이다. 또 김지은의 등장이 JTBC고 상대가 안희정이라 워낙 스펙타클하게 미디어에서 비춰진 면도 있는 게 사실이다.

링크: https://www.facebook.com/donghwan.kim.14/posts/1798244806889578

임예인 님의 글에서도 판사가 과도한 비판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조”라는 말이 나온 맥락은, 이러한 남성 우월적 개념은 폐기됐고 성적 자기결정권의 보호받아야 함을 이야기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판사는 현재로서는 “Yes means Yes”를 도입할 것인가는 입법 체계에 달렸다 한다. 이를 꼬리자르기라 욕할 수도 있으나, 판사가 자의적으로 판단한다면 그건 그 나름대로 문제를 부를 수 있다.

링크: https://www.facebook.com/yeinz.im/posts/1051991454978837

법알못이라 뭐라 떠들기 힘들긴 한데, 손원근 (WonGeun Son) 님의 글 아래 윤석오님 댓글이 법적 현실을 잘 그려낸 것 같다. 별개로 손원근님 글 원문도 업무상 위력이 섞인 경우 피해자 중심주의를 좀 더 광범위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좋은 글이다. 아무튼 댓글 중 일부를 인용한다.

“판사가 사회적 의미를 고려해 무죄추정의 원칙을 비틀어서는 안된다 생각합니다. 법 자체에 대한 아쉬움 피력 정도가 사실 한계죠.

개인적으로는 어쨌든 “잘못은 했지만 유죄는 아닌” 경우라 봅니다. 미국과 달리 민사로 잘못한 부분에 대한 배상이 어려운 것이 안타깝지만 이 부분 역시 법이 변화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되고요.”

링크: https://bit.ly/2KS4fcu

가장 눈여겨본 글은 Se-Jeoung Kim 변호사님의 글이다. 설사 여성이 판사였다고 무조건 상황이 달라지지도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 글은 현실의 꽤 많은 부분을 이야기한다 생각한다. 성공한 여성 계층 중 사회적으로 일어나는 성적 차별을 대단히 모르는 경우는 나도 충분히 보아왔다.

이 글에서 더 주목해보았던 부분은 배심원 부분이다. 배심원들이라고 해서 여성, 피해자의 관점에서 볼 거라는 보장도 없다는 것.

“때로는 일반의 상식이란 매우 잔인하기조차 한 것이어서, 예를 들어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가 샤워하고 오라는 말에 대하여 순순히 샤워하고 왔다는 사실을 연극적으로 화려하게 구성하는 경우 그것에 대하여 과연 배심원들이 어떻게 판단할지 나는 장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부분의 “연극”이라는 표현에서, 사실상 변호사가 얼마나 머리 잘 쓰느냐에 재판의 결과가 왔다갔다할 수밖에 없지 않나, 는 생각을 했다.

물론 이번 판결에서 판사가 변호사의 연극에 놀아났다 생각하진 않는다. 허나, 변호사 동원력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지 않았나 싶다. 판결에 큰 영향을 줬던 게 텔레그램 삭제 흔적, 제3자에게 안희정에 대한 믿음과 존경을 표현했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돈을 떠나 광범위한 팬과 인맥이 있는 안희정이었기에 꼼꼼한 준비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링크: https://www.facebook.com/sejeoung.kim/posts/2267744933241830

사실 제3자에게 안희정에 대한 존경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한 부분은 나도 좀 그렇다 생각했는데, 여성 지인은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 애초에 일을 겪으면 자기 세뇌라도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다는 거다. 스스로 그런 피해를 당할만한 사람이 아니었다고 되뇌이지 않으면, 자신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너무 민감한 소재다 보니 쓸데없이 글이 길어진 것 같다. 사실 나 같은 놈도 이런 글 쓰는데 민감하다 느끼고 하는 게, 세상이 좀 더 나아지는 증거가 아닐까.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사건에 여성 다수가 공감하고 분노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건 상상도 못했을 일. 좌충우돌하지만 세상은 진보하고 있지 않나 싶다. 이번은 정말 거대한 걸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