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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름주소[이른바 ‘도로명주소’]가 무척 합리적이고 현대적이고 선진적이기 까지 한 것 같으나 실생활에서 너무 불편한 점이 많아 대대적인 개선 혹은 폐지(막연히 옛날로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대안을 내오는 쪽으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옛날부터 길이름주소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니 나름 준비는 꽤 오랜 시간 거쳐 준비를 했는데 왜 이런 멍청한 결과가 나왔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한 가지 덧붙이자면, 길이름주소 사업은 맨 처음 1995년 김영삼 정부 때부터 계획을 세우고 2001년-김대중 정부 때-부터 시행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명박 정부 때 사업은 아니며, 준비도 꽤 오랫동안 한 셈입니다.-그런데 왜 이 따우 쓰레기를 만들어 놨냐고!)
뿐만 아니라 외국에 나가서 이 길이름주소로 집을 쉽게 찾을 수 있었던 기억도 있는지라 적어도 편리성에서는 엄청난 발전일 거라 기대했습니다.(다만 서양의 길 단위 생활방식과 달리 우리의 마을 단위 생활방식에 맞지 않는 것은 무척 아쉽습니다만…)
그런데 외국에서 경험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길 찾기도 불편할 뿐만 아니라 주소 체계를 쓰는 데에 있어 너무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여러가지 문화적, 철학적-?- 이유도 많지만 여기서는 되도록 실생활에서 느끼는 점을 중심으로 쓰겠습니다.)

먼저, 외국에는 골목 마다 그 골목 길이름 팻말과 곳곳에 길이름이 적힌 안내지도가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적어도 그 근처 가면 길을 찾아가기가 수월한 편입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우리나라에서는 길이름 표시도 찾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길이름 안내지도는 더욱 찾기 힘듧니다. 그렇다 보니 차를 타고 네비게이션으로 딱 그 주소에 떨어지지 않는 한에는 집을 찾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옛날 길이름주소 공익광고에는 긴급차량은 물론 택배, 배달 차량도 집을 쉽게 찾는 것으로 나옵니다만, 실제로는 택배 직원들이 헤매는 경우가 허다하고 집을 찾지 못해 전화하는 일도 허다합니다.(직원들이 멍청해서가 아니며, 설령 직원들이 좀 길눈에 어둡다 하더라도 그런 사람조차도 쉽게 길을 찾도록 하자고 그 비싼 세금을 들여서 시행한 정책 아닙니까?)
뿐만 아니라 길이름주소를 쓴 지 좀 지나다 보니 다들 제 집에 속한 길이름 정도는 알지만 옆 동네 길이름은 알지 못합니다. 그렇다 보니 근처가서 주소를 보여주고 물어봐도 알 길이 없습니다.
그에 견줘 적어도 옛날 지번주소는 세부 집을 찾기는 어려워도 적어도 어느 마을이 어딨는지는 그 근처에서 다 알기 때문에 적어도 그 마을을 찾아가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심지어 초창기에는 길이름을 대충 관련된 낱말로 지어내다 보니 그 근처에 사는 사람조차 길이름을 모를 때도 많았습니다. 아마도 지금도 크게는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실생활에서 겪는 큰 불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인터넷 같은 데서 주소를 찾는 일인데, 이게 어찌된 일인지 요즘처럼 기술이 발달한 이 때에 보기를 들어 ‘무슨로’ 혹은 ‘무슨길’ 치면 온 나라에 그 이름이 들어있는 길이름이 쭉 뜨고 그 고른 길이름 아래에서 번지를 찾을 수 있으면 좋은데 그게 안 되는 데가 많습니다.(가끔 어디는 그런 식으로 길이름을 찾으면 그 아래 주소가 나오는데 그게 수십쪽이라 일일일 찾아야 합니다.) 심지어 요즘은 인터넷포털에서도 좀 틀리게 적어서 검색해도 다 바로 잡아서 보여주는데, 보기를 들어 ‘무슨길 123번지’ 이런 식의 검색은 되지도 않습니다.(게다가 가끔 스마트폰 같이 화면이 작은 데서 검색할 때는 전체 주소가 다 보이지 않아 일일이 눌러가며 확인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PC보다 스마트폰을 더 많이 쓴다는 요즘 시대에, 그것도 IT강국이라 자랑하던 대한민국에서…!)
그렇다 보니 하위 행정구역을 고르고 거기서 ‘무슨길’이라면 미음으로 시작하는 수십 쪽이 되는 길이름에서 일일이 찾아야 합니다.
그것 뿐만이 아닙니다. 그렇게 힘들게 길이름주소를 찾고 나면 또 ‘상세주소’ 이런 항목이 있어서 옛날에 쓰는 마을이름, 동이름을 적어줘야 합니다. 아니, 이거 안 쓰자고 새 주소를 만든 것 아닙니까?
쉽게 말해서 힘들게 길이름주소 쓰게 해 놓고 다시 옛날 지번주소를 한번 더 써 줘야 합니다.(이는 마치 집 넓이를 말할 때 다들 ‘평 수’로 말하는데 이걸 억지로 서양을 따르다 보니 평방미터로 적고 그게 감이 안 와서 그 뒤에 다시 평수를 적어주어야 하는 꼴… 하지만 결과로는 이렇게 행정구역을 적게 함으로써 무척 편리해 지기는 했다.)

거듭 말하지만, 길이름주소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구획정리가 잘 된 곳에서는 무척 편한 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골 같은 데서는 주소가 속해 있는 길을 찾는 것부터가 쉽지 않습니다.(차와 네비게이션을 가진 사람이야 문제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주소 찾자고 큰 관공서까지 갈 수도 없습니다.) 물론 이는 곳곳에 안내판과 길이름 팻말을 다는 것으로 어느 정도는 풀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기술이 발달한 때에 인터넷 같은 데서 주소 찾아 선택하기가 힘들고, 기껏 길이름주소 써 놓고 다시 행정구역명을 써야 하는 건 불편을 넘어 엄청난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철학적, 문화적인 면에서 ‘길이름주소’가 우리하고 맞지 않는 것에 대해서만 적어보자면, 서양은 길 중심으로 살아왔으나 동양(적어도 우리)은 마을 중심으로 살아왔습니다.(아마 서양과 동양의 차이라기 보다는 유목과 정책의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 보니 긴 길에 물려있을 때는 같은 길에 속해있지만 다른 동네인 곳도 있고, 바로 옆집이어도 다른 길에 속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문화적인 문제는 시간이 지나고 몸에 익으면 나아질 수 있습니다만, 마을 단위 체계가 하나 더 사라지는 것은 무척 안타깝습니다.

서양과 동양의 적잖은 나라들에서 길이름주소를 써 왔고 그렇다면 조금만 깊이 연구하면 그 장단점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장단점과 함께 우리의 문화도 감안하여 좀 더 나은 제도를 만들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복지부동하는 공무원에게 너무 심한 걸 요구하는 겁니까?)
길이름주소 체계를 준비하기 시작한 지도 짧지 않았지만 그것을 시행한 지도 꽤 됐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그것이 초창기보다는 오히려 많이 발전되고 매끄럽게 되어야 정상 아닙니까?
길이름주소 체계의 편리함과 함께 우리 문화에도 맞는 우리식 주소 체계로 발전시켜야 할 때라고 봅니다.
그것은 비단 뭇사람들을 편하도록 하는 것 뿐만 아니라,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사회적 비용까지 줄이는 일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