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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명절(한가위)이 찾아오고 떨어져 살던 가족들이 모이는 때가 되고 보니, 가족 사이의 불평등 문제나 명절 덕담(혹은 ‘잔소리’) 얘기가 기사에 자주 오르내립니다.
저 역시 원칙에서는 같은 생각이고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어느 한 쪽(주로 옛날에는 약자 입장이었던 쪽) 편을 드는 글은 많으나 양쪽을 아울러 보는 글을 많지 않습니다.(아니면 기껏해야 양비론, 양시론이거나…)
얘기 하기 쉽게 보기를 들어 말해 봅시다.
명절이 되어 시집 집안에 가야하는 상황이라면 어른들의 덕담 혹은 참견이 거슬리거나 마음의 상처가 되는 일이 많고, 혹은 부수 사이의 일에 참견(?-물음표인 까닭은 뒤에…)하는 어른들 때문에 속상하는 일이 많은데…
세상이 바뀌었고 가족들도 옛날만큼 서로 항상 유대를 유지하는 게 아니다 보니 주로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쪽 얘기가 많습니다.
(거듭 밝히지만 저도 대체로 이 의견에 뜻이 같습니다. 다만 좀 더 다른 입장에서 여러모로 살펴보자는 뜻이라는 걸 미리 밝힙니다.)

지금은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대부분은 자식이 결혼하고 떨어져 따로 살더라도 어버이나 집안의 이러저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하다못해 ‘결혼’이라는 큰 일만 생각해 봐도, 여전히 ‘결혼’이란 것이 아직은 ‘사람과 사람이 만남에 있어 서로 약속하는 자리’가 아닌, ‘집안과 집안의 맺어짐’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 그 과정에서 집안이나 어른들의 도움도 많이 받게 됩니다.(보이지 않는 것부터 돈과 물질 등…)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 ‘간섭하지 말라’고 딱 잘라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간섭’이라는 말이 가지는 좋지 않은 뜻은 이해합니다. 다만 어른이나 집안의 영향을 ‘간섭이라는 말로 딱 잘라’ 말하는 것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지금껏 도움을 받고 그 속에서 관계를 유지해 오다가 본인들 싫으니 ‘간섭하지 마라’?
이건 앞뒤가 안 맞아도 한참 안 맞습니다.
새로 가정을 이룬 이들이 독립성을 유지하려면 적어도 그 전부터 도움을 되도록 적게 받던지(가족이고 집안이다 보면 서로 주받거니가 없을 수가 없습니다. 특히 동양 정서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아니면 가정을 이룬 뒤 적어도 어느 정도까지는 돌려주고 나서 독립을 선언해야 앞뒤가 맞습니다.

세상이 바뀜에 따라 서로 독립해서 살고 독자성을 유지한 채 사는 것, 좋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려면 여러 모에서 다 그러해야 합니다.
받는 건 당연히 받고 돌려주는 건 싫다는 건 도둑놈 심보입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개인의 개성도 존중해 주고 작은 단위 가족의 독립성을 지지해 주는 동시에 그들이 스스로 그렇게 살 수 있도록 지지하고 또 그렇게 요구해야 맞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대들이 그렇게 독립성을 주장하고 또 그렇게 살려면 이렇게 해야 합니다라는 글을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껏 주류의 주장에 파묻혀 비주류, 소수의 주장은 까이는 세상에서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방향이 바뀌었을 뿐 여전히 ‘주류’의 목소리만 들리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다양성’이란 그야말로 여러 사람, 적은 사람들의 목소리까지도 들을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모양만 다를 뿐이지 우리를 억누르는 건 바뀌지 않는다.
Las formas cambian, los sometidos somos siempre los mismos

목줄은 달라도 개는 같다.
Mismo perro – Distinto coll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