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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길이름주소[도로명주소] 어투리[체계]에서 생기는 문제’라고 했지만 결론은 ‘길이름주소 어투리는 도시에서나 쓸만하지 시골 그리고 우리 정서에는 도무지 맞지 않다’는 것입니다.

얼마 앞서 어쩌다 길이름주소[도로명주소] 어투리가 오히려 길 찾는 걸 더욱 어렵게 한다는 걸 알고는 좀 찾아 봤더니… “나무위키”에는 길이름주소 어투리 장점이 네 가지로 가지런히 되어 있는데 견줘, 문제점을 두고는 따로 한 쪽을 내어 수 많은 비판들이 있다고 해 놨습니다. – ‘도로명주소/비판‘ 보시압

장점은 겨우 네 가지로 뭉뚱그려 놨지만 이 장점이 결코 작은 것은 아닙니다. 특히 잘 정비된 도시에서는 무척 쓸모가 있고 좋은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새로 정비가 되고 있는 중소 도시나 시골로 가면 그 문제점들이 꽤 많아 ‘길이름주소 어투리’가 바라던 그 장점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일도 많고 무엇보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쌓이는 문제들도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길이 새로 생기거나 시골길에서는 얽혀있는 골목들이 한 도로명이다 보니 결국은 그 근처를 헤맬 수 밖에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주소 안내판이 있거나 물어볼 사람이 있으면 다행이고요…)
또한 땅이 쪼개지거나 땅 쓰임이 바뀌어 없던 주소가 생기게 되면 번호 차례가 흐트러 지거나 바로 옆 번호가 저만치 엉뚱한 곳에 가 있게 되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가 쌓이다 보면 나중에 한번 쯤은 어투리를 새로 해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초기화? 리셋?)

제가 답답한 것은, ‘길이름주소 어투리’를 만들 때 꽤 여러 해 동안 시범기간도 두고 의견 수렴-을 하긴 했을까요? 아니면 그냥 하는 척만 했을까?- 기간도 두고 한 것을 알고 있고, 무엇보다도 이미 수 많은 나라들이, 옛날부터 ‘길이름주소 어투리’를 쓴다 하니 그 나라들에서 생기는 흠이나 탈을 잘 살핀다면 좀더 나은 체계를 만들 수도 있었을 텐데, 그 긴 기간동안 대체 뭘 한 걸까요?

이왕 우리 정서와는 안 맞는 ‘길이름주소 어투리’라는 걸 들여올 것이라면 차라리 ‘구글 지도’에서 쓰고 있는 이른바 ‘플러스 코드’ 같은 체계가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여기서 잠깐, 위에서 말한 ‘우리 정서’라고 하는 것은, 서양 쪽은 주소 길을 중심으로 살아 왔고 우리 겨레는 주소 마을 단위로 공동체를 이뤄 살아 왔다는 이론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것이 단지 서양과 동양의 차이인지 하는 등의 깊은 얘기는 그게 제가 내놓은 이론이 아니라서 여기서는 줄입니다.
그리고, ‘플러스 코드’는 땅에 눈금을 치듯 해서 차례대로 번호를 매기는 어투리입니다. 보기를 들어 돌섬[독도] 동도에서 주소도 없는 맨 오른쪽 바위섬에는 ‘8Q9H6VQF+W2’라는 코드가 붙어 있어서 ‘구글지도’에서 이 코드를 찾으면 바로 볼 수가 있습니다.(‘플러스 코드’를 두고 더 자세한 알고픈 분은 https://plus.codes/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전국을 큰 눈금으로 나누고 거기에 다시 작은 눈금으로 나누는 식으로 해서 그 모든 코드를 한꺼번에 다 쓸 수도 있고(XXXxxx 꼴로) 혹은 ‘강원도의 xxx’꼴로 쓸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주소 어투리가 이런 식으로 보이는 것이 낯설고 꺼려지는 분도 계신 테지만, 사실상 우리 정서와 별 상관없이 붙여진 길이름을 외워서 쓰는 것이나 이렇게 쓰는 것이나 큰 차이는 없다고 봅니다.

늘 바뀌는 세상에 살다 보니 우리는 이미 하고 있는 좋다는 것을 들여올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이미 하고 있는 걸 들여올 때는 그 단점과 문제점을 잘 살펴야 더 나아진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뒤에 가는 사람의 좋은 점 아니겠습니까? 앞 사람의 발자욱을 살필 수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