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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청원에 ‘시무7조’라는 뛰어난 글이 올라왔다고 몇몇 주류 언론에서 빨아 제끼길래 어떤 글인가 싶었는데…
그 글에 대한 제 생각입니다.
어느 곳에 올리려 쓴 글인데 좀 쉽게 쓰려고 아주 단순화해서 풀었으니 표현상의 흠 같은 건 너그러이 봐 주시고 논지에 관한 의견은 얼마든지 반깁니다.

이 글을 쓰려고 읽고 또 읽어보니, 읽을 수록 엉망인 글이네요. 차라리 최만리의 상소문이 훨씬 뛰어난 글인 듯…
딱히 논리도 없고 그냥 거칠고 정제되지 않고 다듬어 지지도 않은, 욕설 같고 배설 같은 글…
글이 길고 제가 쓸 말도 길 수 있으니 딴 얘기 않고 바로 들어가겠습니다.
요점만 짧게 쓰다보니 너무 좀 건너뛰거나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필요하시면 질문도 받습니다.

  1. 세금을 줄여라?
    현대 국가들이 세금을 늘리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단순 산수를 하자면 세금을 늘리면 국민들 부담이 늘어나니까 국민들이 안 좋아하고 세금을 늘리는 정부는 욕 먹을 게 뻔한데…? 그건 그야말로 21세기에 더하기 산수 만으로 우주선 쏘겠다는 소리입니다.
    자본주의 역사를 짧게 봅시다.
    다들 잘 아다시피 산업혁명 뒤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전체 주머니가 늘어나면서 풍족해야 맞을텐데 이상하게 소비가 안 되고 가난한 사람이 극단적으로 늘어납니다..(여기서 그 반작용으로 공산주의가 나타나고 어쩌고는 빼고요…) 요즘은 ‘노동자’라고 부르는 근로자는 물건을 생산하는 주체이기도 하지만 소비를 하는 주체이기도 한데 쓸 돈이 없으니 소비를 못하고 생산량은 많아지는데 소비가 안 되면서 자본주의가 스스로 망할 지경이 됩니다.
    그래서 나라(혹은 정부)가 개입을 해서 이른바 ‘복지정책’이라는 여러가지를 쓰게 되고 세금으로 부를 나누게 됩니다.
    그러면 이른바 자본가 계층에서 보기에는 제 주머니 돈을 뺏아서 모두에게 나눠주는 것처럼 보여서 무척 싫어할 것 같지만 기본적으로는 반대하지 않습니다. 왜냐! 사람들 주머니가 두둑해야 물건을 사 줄 것이고 그래야 제 주머니도 두둑해 질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서구 몇몇 나라는 세금이 50%가 넘는 곳도 있는데 물론 제 힘으로 충분히 잘 살 수 있는 사람은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반드시 싫어하지는 않습니다. 왜냐! 그 세금들이 다시 복지가 되어 돌아가니까요!
    옛날 전제시대에는 세금은 권력층을 위해 대부분 쓰이는 면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백성이야 죽어나던 말던 세금을 거둬들여 민란도 일어나고 그랬지요. 하지만 현대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세금은 곧 복지고, 세금이 적으면 복지가 적은 게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복지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 이른바 부자들 가운데서는 세금을 무척 싫어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부자가 아닌 사람은? 싼 삯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수도, 전기 같은 걸 싸게 쓸 수 있는 건 그만큼 세금이 들어갔기 때문입니다.(거기에 내가 직접 돈을 안 준다고 내 돈 안 들어간 거 아닙니다.)
    세금을 줄이면? 애들 교육시키는 거, 나이 드신 분들 여러가지 복지혜택, 싼 생활기반시설들 다 제 돈 내고 써야 합니다.(그럴 자신 있으신 분들은 세금 줄이자고 주장하면 됩니다.) 하다못해 지금 우리가 편하게 이용하는 통신도 옛날 KT가 깔아놓은 기반시설에 힘입은 바 큽니다.(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 아주 초보적인 통신환경을 가졌거나 엄청나게 비싼 돈을 내며 인터넷, 핸드폰을 써야 할 것입니다.)
    결론은 간단합니다.
    나는 그 모든 사회적 비용을 내 힘으로 댈 수 있다 싶으면 세금을 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세금을 낼 테니(혹은 더 낼테니) 그에 맞게 나에게 복지 혜택을 달라고 해야 더 알맞을 것입니다.
  2. 감성? 이성?
    이는 아마도 우리나라 복지 방향에 대해 쓴 모양인데, 고전적인 시간에서 보자면 요즘 복지는 마치 옛날보다 덜 일하는데도 옛날보다 더 주려하는 것을 비판한 것 같습니다.
    다시 옛날 산업혁명 때로 돌아갑시다.
    산업혁명으로 생산력이 엄청나게 높아졌고 엄청난 부자들이 늘어났으나 나라 전체로 봐서는 가난한 사람이 너무 많고 그래서 소비가 늘지 않아 전체적인 자본주의 침체가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정부에서 개입을 하고 조금 덜 일해도 돈을 더 받을 수 있게 제도를 만든 것입니다.
    얼핏 이상한 것 같지만 고된 일은 이미 기계가 해 줍니다. 기계가 일할 수 있도록 이바지한 사람들에게 그 혜택을 나누는 것인데 그것은 단지 노동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자본주의가 살기 위해서, 다른 말로는 생산수단을 가진 사람들이 돈을 계속 쭉~ 벌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어떤 명분이 없다면 그 사람들이 제 돈이라 생각하는 돈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어 하지 않겠지요.)
    그렇게 유형의 노동이 아닌 무형의 노동이 생기고 그 뒤로 세상은 더 발전해서 어떤 사람들은 잘 놀아주면-이 말이 무척 거슬린다면 이렇게 바꾸면 됩니다. ‘잘 소비해 주면’- 자본주의가 더 잘 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여러분들 가운데서 장사 하시는 분들은 잘 생각해 보십시오. 그 사람들이 그 시간에 전부 일터에 매어 있다고… 그러면 당장 여러분은 수입이 확!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사람들이 돈을 수시로 써 주기 때문에 장사하시는 분들이 사는 겁니다.(당연히 ‘불로소득’이나 이런 문제는 다른 문제입니다.)
    얼마전 다들 재난지원금을 받았을 것입니다. 옛날 같으면 생각도 못할 일입니다. 맨날 돈을 뜯어가던 정부가, 아무 이바지도 안 했는데 나에게 돈을 주네?
    그건 여러분을 불쌍히 여겼기 때문 만은 아닙니다. 여러분 주머니에 돈이 있어야 돈을 쓸 것이고 돈이 돌아야 전체 경제지표가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냥 아주 쉽게 얘기하자면, 폐활량이 큰 사람이 물 속에서 오래 버틸 것이고, 숨이 다 된 사람에게 작은 공기 주머니라도 물려주면 그것으로 다시 얼마 간은 더 버틸 수 있는 겁니다.
    요즘 자본주의는 그렇게 돌아갑니다.
  3. 명분보다 실리?
    이 논리야 말로 말은 좋으나 실은 거꾸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낱말과 그 대상 나라가 바뀌었을 뿐 이는 그야말로 조선시대 사대론을 빼다 박았습니다.
    조선시대에 우리가 사대하다가 가장 망한 게 뭡니까?
    명나라는 형님 나라이니 무조건 그에 따라야 한다고 하다가 다른 나라에 유린을 당했습니다. 어느 나라와 친하고 말고 문제가 아니라 우리 국익에 따라 되도록이면 모든 나라와 친하게 지내되 국익에 반하면 거리를 둘 수도 있고 그런 문제입니다.
    나라 사이 일은 그야말로 나쁘게 말하면 뒷골목 조폭 세계와 같습니다. 이익에 따라 뭉치고 흩어지는 것입니다. 세상 어느 나라가 동맹이라고 모든 걸 걸어 도와준답니까!
    또 장사를 보기를 들어 말해 봅시다.
    내가 시장에 가서 가장 좋은 물건을 쌀 확률은, 여러 가게들을 둘러보고 품질에 비해 괜찮은 값을 부르는 것을 사는 것입니다.
    내가 자주 가던 단골인데, 바가지인 줄 알면서도 거기만 줄곧 이용하는 건 요즘말로 ‘호구’ 짓입니다.
    그게 실리입니다.
    아베가 실리외교라고요? 저 분은 틀림없이 언론을 고루 안 보시는 모양입니다. 아베가 미국에 잘 보이기 위해 미국에 얼마나 호구 짓을 한 지를……
  4. 인간의 욕구를 인정하라?
    뭔 소린지… 장관과 정치계 인사들을 까다가 갑자기 ‘욕구를 인정하라’니… 뭔 욕구? 짖을 욕구?
  5. 신하를 가려 쓰라?
    뒤로 갈수록 할 얘기가 딸리는 듯…
    일단 제목은 아주 좋았으나, 지금까지 정권에서 일한 신하들을 쭉 늘어놓고 보았더라면 이런 얘기는 못 했겠지요?
    내 편 아니니 씨 말려 죽여라고 한 김기춘? 대통령 드라마 골라주던 이영선? 문자로 해고통지 받았지만 계속 총리했던 아무개? 남의 나라 가서 빤쓰 내린 윤창중? 대체 누구랑 비교하라고!
  6. 헌법 가치를 지켜라?
    요즘 헌법을 제 입맛대로 해석하는 치가 꽤 되네요.
    얼마 전에는 코로나 방역을 위해 현장 예배를 제한한다고 했더니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거라고 헛소리를 하지 않나…(누가 종교를 버리라고 했나… ㅡ.ㅡ; 븅신~)
    임대차3법이 거주이전의 자유를 뺏는 거라고요?
    하향평준화가 고교평준화를 얘기하는 거라면 그건 1970년대부터 시작된 건데 그것도 책임을 지라고요? 혹시 위화도 회군도 책임져야 하나요? 아니면 호랑이가 굴을 뛰쳐나간 것까지 책임을…???
    ‘재산권’ 얘기는 하나만 합시다.
    어떤 자본주의 나라도 절대적 권리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그 가운데 특히 ‘땅’과 관련해서 다른 재화는 확대재생산 즉 집은 없던 것을 내가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땅은 한정되어 있고 그것에서 내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뿐 아무 것도 없는 것에서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므로 재산권 행사에서 좀 다른 경우입니다.
    만약 이것이 문제가 된다면 일찌기 시행된 ‘토지공개념’에서 부터 헌법소원을 했어야 맞습니다.
    땅을 가진 것이 마치 절대권 개인 권리인 것처럼 개소리하는 이들이 꽤 되는 모양인데, 어느 땅을 내가 한번 가졌다고 영원히 그것이 내 것이 아닙니다. 쉽게 말하면 내가 잠깐 쓰는 권리를 가질 뿐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여러분 거의 대부분은 지금 남의 땅에 집을 짓고 사는 것입니다.(지금 사시는 땅이 인류가 처음 그 땅에 터를 잡을 때부터 조상 땅이었습니까?)
    오히려 제 땅을 못 가진 분이라면 땅에 관한 한은 재산권을 제한하는 것이 맞습니다.(소유권이나 사용권을 제한하는 것과는 완전 다른 얘깁니다.)
    집을 가지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고, 어떤 물건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서 이윤을 얻는 건 자본주의에서 그렇다 치더라도 단지 땅을 가졌다는 것 만으로 이윤이 생긴다면 이야말로 불로소득 가운데 불로소득입니다.
  7. 스스로 날마다 새롭게 하라?
    이건 그냥 ‘시무7조’라 해 놓고 숫자 채우려고 붙인 얘기인 듯…
    할말 없으면 그냥 마무리 글이나 쓰실 것이지…

누구를 좋아하거나 싫어하고 어떤 정책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건 개인의 자유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라 정치는 연예인 인기 투표도 아니고 그것을 비판하거나 옹호할 때는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자신의 의견이 누구의 이익을 대변하는 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많이 가진 이가 못 가진 이를 대변하는 것, 좋습니다.
나는 하나도 못 가졌지만 모두 가진 이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 뭐 그것도 나쁘지는 않습니다만, 그게 제대로 된 판단 근거에 따른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노예제를 없애 주겠다니까 노예가 소유주 걱정을 해 주는 건 과연 제대로 된 판단입니까?
제 정신으로, 제대로 된 근거를 가지고도 그렇게 주장한다면, 저는 손뼉을 쳐 드립니다. 짝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