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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서 소수민족 가운데 한복을 입은 공연자 때문에 말이 많습니다.
이게 과연 ‘문화공정’인지, 중국은 왜 계속 이러는 지 한번 살펴 봤으면 해서 글을 씁니다.

2022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나온 공연자 모습. 한복과 함께 다른 민족 옷을 입은 이도 보인다.

거의 다들 아시겠지만 어쨋든 중국은 겉으로는 쉰다섯 소수민족과 한족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굳이 ‘겉으로는’이라고 한 까닭은, 쉰다섯 소수민족이 있다는 걸 숨기지도 않고 내놓고 얘길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한족에 의한 지배’를 대놓고 드러내며 소수민족 동화정책도 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는 것에 바탕에 둔 것입니다.
여튼 그것이 비록 소수민족 유화책이건 어떻던 간에 교과서에서 조차 쉰 다섯 소수민족을 당당히 얘기하고 있으니 공식적으로는 그렇게 소수민족 보호정책을 펴고 있습니다.(비록 정치적으로 박해를 받고 있는 소수민족이 있습니다만…)
그래서 공식 행사에서는 소수민족 공연 같은 것도 하고 하다못해 전인대에는 소수민족 대표가 참석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정으로 본다면 2022 베이징올림픽에서 한복을 입은 공연자가 참여한 것을 어떻게 볼지에 대한 기준은 꽤 또렷해 집니다.
중국의 소수민족 가운데 우리 겨레인 ‘조선족’이 있기에 중국 안의 조선족도 전인대에도 대표를 보내고 온갖 소수민족 행사에도 참여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다만, 나라를 이루지 못하고 딴 나라 안에 한 겨레 갈래로만 머물고 있는 경우와 버젓이 나라를 이루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교포’인 경우를 어떻게 나누고 정의할 지에 대한 문제는 좀 남습니다만, 이건 좀 다른 문제이기도 하고 여기서 다룰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럼 바로 정리 들어가 보겠습니다.
중국이 ‘한복’을 자기들의 것이라고 한다면 그건 좀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혹은 중국이 ‘한복’이 한족 문화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면 여기는 좀 애매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옛날에는 우리도 중화문화권에 깊숙히 속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 문화권은 중심지에서 변방으로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중심이 성장하고 그 혜택이 또 주변에 미치고 하던 관계에니 과연 정말로 영향을 받았는지, 받았다면 얼마나 받았는지는 문화사나 문화고고학에서 다룰 문제 같습니다.

단순히 한복을 입은 소수민족 역할의 공연자가 공연을 한 것이라면 중국이 여러 소수민족 가운데 조선족을 소개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마치 좀 다르게 빗대자면, 미국 로스앤젤레스 거리 퍼레이드에 거기에 문화권을 이루고 사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문화를 알리는 공연으로 참여를 한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건 서로가 이해를 깊게 하고 소통을 해야 할 문제로 보는데, 좀 다른 얘기로 중국 쪽도 마찬가지로 역시 오해로 인해 쓸데없는 꼬투리를 잡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기를 들어 ‘단오제’가 세계문화유산에 오른 것을 두고 자신들의 문화를 뺏아갔다고 하나, 문화유산에 오른 것은 ‘단오’가 아니라 강릉의 단오’제’입니다. 말하자면 다른나라 문화유산 가운데 하나가 우리 나라에 팔려왔다가 뒤늦게 그 값어치를 인정 받아서 우리나라에서 보물로 지정된 것과 비슷한 것입니다.
혹은 좀더 쉽게 견줘 보자면, BTS가 다른 나라에서 인기가 많아져서 어떤 나라에 BTS 동상이 세워지기로 되었다고 해서 결코 ‘BTS를 훔쳐갔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문화를 아끼고 사랑하고 또 지키려는 노력은 훌륭한 것이나 그것이 너무 외곬로 빠져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문화에 대해 좀더 여유로운 자세를 가지고 대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