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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스트리트맵 위키에서 ‘대피 시설’ 갈래를 가지런히 한 이야기(shelter, assembly point, bunker)

우리 말에서도 그리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지는 않습니다만, 우리가 ‘대피소’라고 하면 재난을 피해서 혹은 재난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장소나 시설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렇다 보니 영어로 ‘shelter’가 바로 그런 장소인데, 정작 오픈스트리트맵 위키의 ‘shelter’ 항목에는 정류장 휴식 시설 같은 것이 올라있어 살짝 당황스러울 수가 있습니다.
사실 OSM 위키의 ‘shelter’ 항목에는 기후, 악천후 대피시설이 일부 들어있으며 우리도 관용적으로는 그렇게 쓰기도 합니다. – ‘기후 대피소의 종류‘를 봐 주시압.

여튼, 대피소, 대피시설을 두루 살폈는데, 역시나 (뭇사람들이 편집하는 위키에서 거의 늘 일어나듯이)OSM 위키에서도 몇몇 군데가 서로 뒤섞여 있거나 애매해서 나름 정리를 하였습니다.(먼저, 논의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 내 보려 했으나 제 영어 실력이 딸리고 말 주변이 없는 데다가 짧고 간단하게 밖에 쓸 수 없는 영어 실력이다 보니 뜻을 이루지는 못 했습니다.)

먼저, ‘shelter’ 항목은 주로 기상, 악천후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시설물인데, 특이하게도 ‘낙진 대피소’가 거기에 포함되어 있어서 이건 ‘bunker’ 쪽으로 옮겼습니다. 그 밖에는 크게 건드릴 것이 없었습니다.

두번째로, 재난 시 임시 대피 장소이며 집합 장소인 ’emergency=assembly_point’인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최근 해일에 대비한 피난 장소와 원전 주변 지역에서 원전 사고시 대피할 수 있는 장소이며, 상황이 나쁠 때에는 정부의 대피 과정에 대비하기 위한 집합 장소가 있습니다.(일단 여러모로 알아본 바로는 외국의 경우에도 크게 여기서 벗어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다른 나라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가까이 일본이나 대만도 이와 비슷한 체계들이 있습니다.)
이 속성의 특징으로는, 그야말로 임시 대피장소이며 다음 단계에 대비한 집합장소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본의 쓰나미 대피처의 경우에는 쓰나미의 세기에 대한 조건으로 안전 높이가 설정되어 있습니다.(아마 우리나라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또, 그냥 열려있는 공간일 수도 있고 일부 체육관 같은 튼튼한 구조물일 수도 있습니다.

그 밖에 좀 흐릿했던 것이 바로 우리나라 경우 ‘민방위 대피소’라고 부르는 ‘민간 방호 시설‘인데 이건 정말로 임시로 긴급하게 폭격의 1차 피해로부터만 보호받는 것이기 때문에 ’emergency=assembly_point’에 넣는 것이 좋지 않을까 했으나, 여러가지 속성들을 살펴보고 외국(주로 대만)의 경우까지 살펴본 바 ‘bunker’ 쪽에 들어가는 것이 알맞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다만, ‘bunker’가 주로 군사시설인데 견줘서, ‘민간 방호 시설’의 대부분은 평상시에는 민간인의 접근이 자유로운 곳들인 것이 좀 걸렸습니다만, 모든 조건이 깔끔하게 갈래지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우리와 비슷한 군사적 상황을 가진 나라들은 비슷할 것입니다. 당장 가까이 대만 같은…)
어쨋든 비록 군사시설로 갈래짓지는 않지만, 정부의 관리를 받는 지정된 장소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대만의 경우에 대해 조금 더 덧붙이자면, 우리처럼 민간 시설을 이용한 긴급 방호 시설도 있으나 일부는 군과 함께 공유하는 곳도 있는 모양입니다. 방공시설 곁에 군의 방어 시설-보기를 들어서 대공포, 박격포 진지, 군 참호 등-이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크게 세 갈래로 갈래지었습니다.

  • shelter : 악천후 대피소(inclement weather shelters)
  • assembly_point : 재난시 임시 대피 장소, 집합 장소(Temporary evacuation sites and assembly areas during disasters)
  • bunker : 견고한 방호 시설(주로, 군사 시설) (Relatively heavily defended facilities (primarily, military installations))

별로 영양가는 없습니다만, 관련 논의 몇 군데 고리 겁니다.

덧붙임. 내가 설명을 못 하는 건가, 아니면 이런 대피 시설을 구경도 못 한 건가…… ㅡ.ㅡ (내가 조사한 바로는 왠만한 나라에 다 비슷하게 있던데……)


이어질 논의를 위해서 ‘한국'(남한)의 경우 재난에 대비하는 대피 시설에 대해 정리해 놓겠습니다.(기후 대비 시설도 일부 들어 있습니다. 즉 OSM 위키에서 ‘amenity=shelter‘ 항목)

한국의 안전시설에는, 민방위 대피소, 민방위 급수시설, 지진대피장소, 지진겸용 임시주거시설, 이재민 임시주거시설, 화학사고 대피장소, 무더위 쉼터, 한파 쉼터, 미세먼지 쉼터 같은 것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민방위 급수시설’은 사람이 직접 이용하는 것이 아니므로 빼고, ‘지진겸용 임시주거시설’, ‘이재민 임시주거시설’은 ‘social_facility=shelter‘에 가깝습니다.
‘지진겸용 임시주거시설’은 그에 덧붙여 ‘assembly_point:earthquake=yes’ 속성을 주면 되겠습니다.
‘민방위 대피소’는 ‘벙커’ 가운데 ‘bunker type=bomb shelter‘로 지정하면 됩니다.
‘지진대피장소’는 다시 ‘지진옥외대피장소’와 ‘지진해일긴급대피장소’로 나뉘는데, 모두 ‘assembly_point‘이며, 하위 속성에 따라서 ‘assembly_point:earthquake=yes’와 ‘assembly_point:tsunami=*’ 키를 알맞게 쓰면 되고, 덧붙여 해일의 경우에는 해일의 세기에 따라 안전 높이를 설정하는 키도 있으니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화학사고 대피장소’는 별다른 방호시설을 갖추지 않는다는 점에서 ‘assembly_point’에 가깝습니다.
‘무더위 쉼터’, ‘한파 쉼터’, ‘미세먼지 쉼터’의 경우에는 별다른 시설이 아니라 냉난방 시설이 갖추어진 곳, 공기조절 시설-공기 정화 시설이 아닙니다!-이 갖추어진 곳일 뿐이기 때문에 이건 그냥 ‘건물’의 하위 속성으로 보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좀 정리를 하긴 했으면 싶은데, 합의하기가 쉽지 않아서… ㅡ.ㅡ)


덧붙임 2.

이번에는, 이 정리를 하려고 여러나라 사람, 여러 사랑방[커뮤니티]과 접촉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적어둘까 합니다.

첫째는 제가 영어가 거의 안 돼서 기계번역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고, 제 글 쓰는 재주 또한 뛰어나지도 않은 데다가 짧고 간단하게 쓸 수 밖에 없어서 의사 소통에 한계가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고 그것은 충분히 예상했던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반응이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서 때로는 당황하고 때로는 실망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과 소통하려고 하다 보면, 가끔 작은 부분을 가지고 얘기의 맥을 끊거나 논점을 확 흐려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행히 말 꼬투리를 잡거나 오타 같은 것 때문에 그런 일이 생기지는 않는데, 글을 짧고 간단하게 쓰다보니 제가 그 글을 쓰기까지 과정을 모두 쓸 수는 없습니다.(그건 제가 한말글로 써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관련된 것을 조금 찾아보면 다 나오는, 제가 글을 쓰는 데에 바탕이 되었던 것을 다시 꺼내 놓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제가 아무 조사나 깊은 생각도 없이 글을 썼다고 생각한 것일까요?)

그리고 가장 흔히 겪고 당황스러운 경우가 이런 것입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제 글이 비록 짧고 (짧은 영어로 썼다는 걸 제끼더라도)깊이가 좀 없었다 치더라도, 제가 글을 쓰면서 다 담지 못했던 것들, 혹은 읽는 입장에서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 혹은 잘못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런 것에 대한 역질문, 추가 질문이 오는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이건 우리나라 사람들 사이에서도 흔히 겪는데, 역시나 외국 사람이라고 딱히 다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차라리 역질문이나 추가 질문이 왔다면 논의가 더 풍부해질 수 있었을 텐데, 그렇게 결론 내리듯이 써 놓은 글이 결국에는 논의의 흐름을 끊어 놓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서로 쓰는 언어가 다르고 제가 영어가 짧기 때문에 그 느낌이 정확한 것인지 확신은 없습니다만, 영어를 쓰는 사람들이 다른 언어권 사람들이 영어로 대화하기 위해 어떤 애를 쓰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잘 이해를 못하는 경우도 꽤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영어로 글을 쓸 때는 ‘영어가 안 된다’, ‘기계번역에 기대어 글을 쓰고 있다’ 같은 얘기를 미리 적는 데도 불구하고 제 글에서 좀 모자라 보이거나 잘못되어 보이는 부분에 대한 추가 질문이 오는 것이 아니라 단정적인 답이 오는 것을 보면서 그런 느낌을 좀 많이 받았습니다.

이런 까닭으로, (제 모국어가 아닌)언어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렇다 보니 결국에는 다른 사람, 다른 사랑방을 통해 정보를 얻고자 했던 노력은 별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구글의 도움을 받아 정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혹 글 내용을 풍성하게 할 어떤 자료라도 알고 계시다면 도움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